
매일 똑같아요.
학교에서 돌아오면,
또 방 안에서 게임.
그 모습 볼 때마다…
솔직히 말해서, 가끔은 미친놈 아닌가 싶어요.
말은 안 하지만,
속으론 한숨이 길게 나오죠.
요즘 아이들에겐 그게 휴식이겠죠.
그런데요—
그걸 지켜보는 엄마 입장에선
속이 부글부글 끓어요.
아니, 그냥 천불이 납니다.
해가 지면 또 나가요.
헬스, 농구, 테니스, 배드민턴…
기분 따라 종목도 달라져요.
온몸에 땀을 흠뻑 흘리고 돌아오면,
윗통은 휙 빨래통에 던져놓고
말도 없이 욕실로 쏙—
그 모습 보면
기가 막혀요. 진심으로
공부를 잘 안 해도 괜찮아요.
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.
나는 그저
아이의 기분,
기질,
그리고 하루의 행복을
먼저 들여다보고 싶은 엄마일 뿐이에요.
이 아이는
정해진 정답대로는 자라지 않더라고요.
그래서 저는
조금 더 기다려주기로,
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어요.
요즘은요,
엄마들 모임에 다녀오면
마음이 자꾸 흔들려요.
“그 나이에 학원 하나도 안 보내?”
“수학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?”
다들 궁금해하고, 걱정해주는 건 알지만
괜히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.
‘내가 너무 느긋한 걸까?’
‘혹시… 내가 이 아이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닐까?’
그런 마음에 오늘은 진짜,
'이놈이랑 공부 얘기 반드시 한 번은 꼭 해야겠다!' 다짐하며 집에 들어오죠.
…그런데 말이죠.
아들은 씻고 나와선
밥 먹으며 에어팟 끼고 있고,
나는 그런 아들 보며 생각해요.
‘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야?’
영문도 모르는 우리 아이는
오늘도 웃고 있고,
그 아이를 바라보는 나는
또 기가 막혀서 웃고 있네요.
그 순간 문득,
이 생각이 스며들어요.
혹시… 이것도 하나의 방식 아닐까?
우린 그저
우리 가족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?
그렇다면,
그건 실패가 아니라—
아주 단단한 믿음에서 출발한 선택 아닐까?
그래서 오늘도
조용히 마음을 다잡습니다.
“세상의 기준이 아니라,
내 아이와 나,
우리의 기준으로 살아가자.”
누군가는 빠르게,
누군가는 천천히.
하지만 결국,
중요한 건
우리 둘 다 웃고 있다는 것.
오늘도 저는
조용히, 흔들리며, 그러나 꾸준히
우리 가족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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